오랫만에 미드를 접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.
솔직히 뽑은 제목은 맘에 들지 않는다. '운명이다'라고 말하는 이들은 모두 같이 패배의식을 가진사람들로 여겨지기 때문이다. 유시민씨가 정리했다고 하지만... 제목은 다른 제목으로 해줬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.
다들 알겠지만 이 책은 노무현 대통령의 자서전적 책인데 옛 기억들을 더듬으며 읽으니 어느새 마지막 장이다.
순간순간 옛 생각도 나고 그가 겪었을 일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리고 눈물이 나기도 했다.
짧지 않은 그 인생에 과오가 없었으리라 말할 수는 없겠지만,
누구보다 뜨겁게 삶의 진정성을 보여준 이라 말하고 싶다.
그의 진정성을 우리는 '바보'라고 했지만,
시대를 너무 앞서 갔기에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'바보'였을 뿐이었다.
그와 같은 이 중에 어느 정도 권력과 타협할 줄도 알고, 시류의 흐름을 이용하기도 하며,
반대자들에게 권력의 두려움을 느끼게도 할 줄 알고, 지지자들의 비위도 맞춰주고 가려운데 긁어줄 주 알며, 언론과도 적당하게 거리를 두고 이용하기도 알았다면...
그리고 어느 순간 자기가 가진 칼로 진검 승부를 펼치는 그런 이였다면 어떠했을까?
지금의 그와는 분명 다른 운명이었겠지만, 아마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이는 아니었을 것 같다.